암뉴스

암뉴스

희귀암 유발 '거친 표면' 인공유방 환자 불안 확산

관리자 2019.08.20

'유방보형물 관련 암' 확진 불안감
뭄에 잘 붙도록 만든 꺼끌한 표면
되레 염증 유발, 면역시스템 교란
전세계 570건 중 85% 엘러간 제품
전문가 "제거수술 합병증이 더 위험
이상 증상 없으면 지속 관찰 권장"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인공유방 삽입 수술 후 ‘유방보형물 관련 역형성대세포림프종’(BIA-ALCL)이 생긴 환자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보고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유방수술을 받은 환자들 중 일부는 부작용이 없는데도 보형물 제거 수술을 요청하는 가하면 일부 국회의원은 문제가 생기지 않은 제품도 마치 위험이 있는 것처럼 잘못 이해할 수 있는 자료를 배포하는 등 공포심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BIA-ALCL이 특정 제품을 쓴 환자 중 극히 일부에서 생기며 다른 조직으로 퍼져 나갈 가능성이 적은 만큼 위험성이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대한성형외과학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처음으로 유방 보형물 삽입 수술 후 BIA-ALCL 환자가 처음 보고됐다. 이 환자는 글로벌 기업인 엘러간의 특허받은 표면처리공법인 ‘바이오셀’(Biocell)이 적용된 제품으로 수술을 받았다. 국내 제품명은 ‘내트럴’(Natrelle)이다. 이 제품은 2007년 국내 허가 후 11만 개가 수입됐으며 최근 3년간 2만 9000개가 유통됐다. 내트럴 제품을 이식한 환자 수는 약 5만~6만 명으로 추산한다. 이중 유방암 수술 후 재건목적으로 이를 쓴 환자는 약 10%인 5700여 명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도자 바른미래당 의원은 내트럴과 유사한 거친 표면 유방보형물의 국내 제작 및 수입물량이 22만 2470개라고 주장했다. 이들 제품 중 안전성 문제가 보고된 것은 내트럴 뿐이다.

바이오셀은 보형물을 우리 몸에 잘 달라붙을 수 있도록 표면을 꺼끌꺼끌하게 만들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BIA-ALCL은 1997년 첫 보고 후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570여건이 보고됐다. 이 중 481건이 바이오셀이 적용된 인공유방을 쓴 환자에게서 발생했다. 환자 대부분이 유럽과 미국 등 서양인으로 동양에서는 태국, 일본에 이어 세 번째다. 정규화 대림성모병원 성형외과 과장은 “엘러간 제품만 BIA-ALCL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지만 BIA-ALCL의 85%가 엘러간 제품에서 생기고, 엘러간 제품의 BIA-ALCL 가능성은 경쟁품의 6배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BIA-ALCL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과도한 면역반응이 유력한 원인으로 꼽힌다. 정 과장은 “보형물을 삽입하면 정상적인 면역반응에 의해 일종의 흉터조직인 얇은 막이 형성되는데 BIA-ALCL은 인공유방의 돌기가 이 막을 지속적으로 자극해 과도한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측한다”며 “그래서 통상 보형물 삽입 후 7~8년이 지나야 위험성이 커지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BIA-ALCL은 처음 발견된 지 20년이 지난 2016년 세계보건기구(WHO)가 질병으로 정식 인정했다. 역형성대세포림프종(ALCL) 중 유방 보형물과 관련된 특이한 유형이라는 뜻이다. ALCL은 림프종의 하나로 면역작용을 하는 림프액이 모여 있는 림프절에서 주로 생긴다. 또 림프관을 따라 온몸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치료가 쉽지 않다. 엄기성 서울성모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ALCL은 위암이나 대장암같이 조기수술로 효과를 보는 병이 아니다”라며 “특히 T세포 림프종은 심하면 조혈모세포이식을 해야 할 만큼 치료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BIA-ALCL은 림프조직이 드문 유방조직에서 보형물을 삽입한 사람들에게만 생긴다. 엄 교수는 “림프종이 막에 둘러싸인 형태라면 이를 드러내기만 하면 돼 완치가 가능하다”며 “하지만 림프절에 전이돼 전신으로 퍼졌다면 완치율은 60%대로 떨어진다”고 말했다.


발병 가능성이 극히 낮은 만큼 보형물을 일부러 뺄 필요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정 과장은 “불안감 탓에 제거수술에 대해 묻는 환자가 있지만 이상이 없다면 일부러 뺄 필요는 없다”며 “FDA에서도 BIA-ALCL 가능성보다 재수술로 인한 염증 등 합병증의 위험이 더 커 제거수술을 권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대신 관심을 가질 필요는 있다. 가장 확실한 게 물이 차는 것이다. 노복균 대한성형외과학회 홍보이사(에스원 성형외과 원장)는 “손으로 만져질 정도인 약 30㏄의 물이 찬다면 이를 뽑아 암세포 유무를 검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 유방 모양이 변했거나 피부발진 등의 이상이 있으면 진료를 받는 게 낫다. 노 원장은 “병원 자체적으로 해당 제품을 쓴 환자들의 리스트를 가지고 있다”며 “위험성이 높은 환자에 대한 선별검사법 등은 의사들이 모두 공유하고 있는 만큼 초기에 찾아낼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고 말했다.





[출처: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3427606622588960&mediaCodeNo=257&OutLnkCh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