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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로 얻은 ‘mRNA 백신’ 특정 암환자 맞춤치료에 응용 기대

관리자 2022.04.18



미증유의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를 휩쓸고 우리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암과 바이러스는 병인 자체가 완전히 다르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생명의 위협이라는 점에서 공통적으로 두렵다.

바이러스는 매우 단순한 반(半)생물로서 유전정보를 가진 핵산과 이를 둘러싼 막으로 구성되며, 이 이기적인 유전자를 복제 증폭시키기 위해서는 숙주에 침투하는 것이 필수적인 존재다. 주로 점막을 통해 인간에 침투한 바이러스는 인간세포의 파괴, 과도한 면역반응, 염증반응을 일으켜 질병을 유발하는 것이다.

반면 암은 자기 세포의 반란이다. 내부적, 외부적 원인에 의해서 교정되지 않은 세포분열과정의 유전자 돌연변이가 수없이 발생하다 보면, 이 중에 마치 마블 영화의 엑스맨처럼 강력하고 사악한 능력을 가진 세포가 선택되어 암이 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이 엑스맨은 통제되지 않고 무한 복제되어 증식하는데, 불사의 능력을 갖추고 심지어 몸의 다른 곳으로 이동도 하며 면역세포의 공격을 피하는 능력도 갖는다. 바이러스와의 공통점은 이러한 빠른 유전자 복제 증폭과정에서 새로운 돌연변이들을 양산하며, 그중에 우연히 더욱 강력한 세포가 살아남아 계속 진화한다는 점이다.

바이러스는 자신을 더 퍼뜨려 줄 숙주가 죽으면 확산이 멈추기 때문에 감염률은 높고 치명률이 낮은 쪽으로 진화한다고 하는데, 암은 타 개체로의 전염력은 없기 때문에 계속 질주하다가 숙주인 사람이 사망하면 운명을 같이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빠르게 확산되던 초기에 우려는, 암 검진이 줄어들고 병원 방문도 어려워져 암 진단이 늦어지게 되는 것이었다. 실제로 서울대병원의 데이터 분석에서 팬데믹 이전 시기에 비해 초진 암환자들의 병기가 높아진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경향은 2년여가 지나면서 빠르게 원상 복귀되는 것으로 보여지나, 코로나 시기의 암사망률의 변화 등에 대한 데이터는 추후에 분석해 보아야 할 것이다.

팬데믹은 또한 우리 일상의 언택트(비접촉) 시대를 가져왔다. 다시 일상이 재개되면 예전으로 어느 정도는 돌아가겠지만, 상당 부분 사람들은 언택트 습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인간의 암 중에는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이 원인이 되는 암들이 있다. 인유두종 바이러스와 자궁암, 간염바이러스와 간암, 헬리코박터와 위암 등이 대표적이다. 이 암들은 원래도 세계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는 암들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발생률이 높았다.

하지만 사람과 사람의 직접 접촉이 줄고 개인 위생이 증가하면서 한국에서도 이들 암은 더욱 빨리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유방암, 폐암, 대장암, 전립선암 등은 영향이 없을 것이다.

금번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인류가 얻은 것이 있다면 놀랍도록 빠르게 개발된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이다. mRNA 백신은 바이러스의 감염을 예방할 수 있지만, 암 환자에서는 특정 환자에 맞는 맞춤치료용 백신을 만들어낼 수 있다. 환자의 암세포 유전자를 분석하여 면역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돌연변이를 찾아내고, 이를 컴퓨터로 설계해 백신으로 만든 후 몸에 주입하면 해당 환자에서 강력한 면역반응이 유도되어 면역세포들이 암세포를 공격해 없앤다는 이론이다. 아직 더 임상시험이 필요하지만 상당히 유망한 암 치료의 혁명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8만명 이상이 암으로 목숨을 잃는다. 우리 인류가 감염병도 이기고 암도 정복하는 시대가 속히 도래하기를 바란다.

 

한원식 서울대병원 유방센터장

 

출처 : 서울대학교암병원 > 보도자료